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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미언 선생님은 엄격하면서도 인자하신 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친해지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다들 느끼는 점이 정말 제자사랑이 많으신 분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정말 인정받기가 힘든 선생님이기도 했어요. 절대 ‘good’이라는 소리를 하지 않으십니다. 아무리 잘해도 ‘okay’가 가장 좋은 칭찬이었으니까요.”


“제가 커버라고요? 다음달 저 때문에 <스트링 앤 보우> 책 안 팔리는거 아니에요?”
본지에서 김남윤에게 커버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의 그녀의 첫 반응이었다. 이 얘기를 들은 기자는 웃음이 나왔고, 기자의 이 말을 전해들은 몇몇 사람들 역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겸손’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겸손한 그녀의 태도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대학교수로서 한평생을 음악 속에 묻혀 살아온 그녀의 채취가 묻어나는 듯했다.


연주자로서의 김남윤
어렸을 때 유난히 몸이 약했다는 김남윤. 유치원 때부터 노래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지만 몸이 약한 탓으로 음악을 전공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만 부모님이 모두 음악을 좋아하셨고 언니가 피아노를 전공했기에 항상 음악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대전으로 전근을 가셨어요. 어느날 대전에서 언니를 따라 실내악 음악회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 들리는 바이올린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는 아버지께 서울에 올라가면 꼭 바이올린을 사달라고 졸랐었죠.”
아버지께서는 여섯 살 때 생일선물로 바이올린을 사주셨고, 그때부터 김남윤은 이제는 바이올린을 배우게 해달라고 졸랐다. 결국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언니 친구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언니 친구가 저를 조금 가르치더니 재주가 있다며 지금은 돌아가신 최영우 선생님께 저를 데려갔습니다. 그때부터 선생님과 인연이 되어 레슨을 받게 됐죠. 선생님은 제가 바이올린을 제대로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된 초등학교 4학년 때 이화·경향 콩쿨에 나가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노파심에 나간 콩쿨이었지만 김남윤은 그 콩쿨에서 2등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뜻밖의 결과에 놀란 사람은 김남윤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이때부터 더욱 열성적으로 그녀를 뒷바라지 해줬고 그녀는 그 다음해 같은 콩쿨에서 특상을 수상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하고는 여러 번, 아니 수십 번 슬럼프가 왔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슬럼프는 있어요. 물론 앞으로도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슬럼프’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누가 지혜를 가지고 현명하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죠.”
이화여중 3학년 때 동아콩쿨에서 1등을 한 김남윤은 주위에서 유학을 가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서울예고 3학년, 1967년 2월 졸업과 동시에 미국으로 유학을 갈 수 있었다. 바이올린을 처음 배웠던 시기도 늦은 감이 있었고, 유학의 길을 택한 시기도 다소 늦었지만 그런 만큼 그녀에게는 큰 깨달음이 많았다.
“지금은 유학가는게 크게 어렵지 않죠. 하지만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시대였거든요. 음악으로 유학을 간 사람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는 갈라미언 선생님에게 배우기 위해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집안에서 늦둥이 막내로 자란 김남윤은 이때 처음으로 부모 곁을 떠나고 집을 떠나봤다. 그래서인지 단지 200불을 가지고 떠난 유학길이 그녀에게는 참 외롭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그때를 다시 회상해보면 그야말로 보람찬 유학생활이었다는 것이 그녀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때는 국제전화를 하려면 전화를 신청해서 3분 동안만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음식이요? 거의 없었죠. 어느 유학생 부부와 그들 차를 타고 배추를 사기 위해 코리아 타운까지 갔었던 기억도 나는걸요. 사실 고생은 했지만 참다운 유학생활은 고생 속에서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찾는게 아닐까 생
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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