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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는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연극·뮤지컬·드라마 등에서 배우들을 보면 그 작품,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에 들어맞도록 연기를 하지 않습니까? 연주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연주하는 작품의 작곡가가 되어야 하는 겁니다. 그 작곡가의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서죠. 한마디로 연주자는 연주회장 무대에서의 배우인 셈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수이며,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인 강동석. 여덟 살에 연주회를 가져 ‘신동’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그는 열두 살의 나이에 동아음악콩쿨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그 입지를 굳혔다. 역대 동아음악콩쿨 대상 수상자 중 최연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며 회상한다.



『평범한 아이』에서 『세계적인 연주자』로
지난 7월 4일에 있었던 성남시립교향악단 창단연주회 협연을 위해 잠시 한국을 방문한 강동석. 지금의 그는 한국을 자주 찾는다. 연주에 관계없이 일년에 네 차례 정도는 꾸준히 한국을 방문하는 그는 과거 16년 동안 조국을 찾지 못한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무대를 대상으로 연주활동을 하던 그에게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병역 문제가 걸린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미국 시민권도 얻지 못해 다른 나라로 이동해야 할 때면 여권을 연장시켜가며 이동해야 했고, 나중에는 이것도 불가능해져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는 증서를 가지고 연주여행을 다녀야 했다. 그러다보니 오래 전에 잡힌 연주도 비자 문제로 취소해야 하는 에피소드도 있었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을 때도 한국을 찾을 수 없었던 어이없는(?) 일까지 겪었다.
그렇게 약 10여 년이 흐른 뒤 그는 미국 시민권도 얻었고, 희망적인 소식 하나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국제무대에서 현저한 업적을 가진 음악인에 한해 병역의무를 면제해준다는 병무행정 시행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이었다. 소식을 듣고 곧바로 고국을 찾은 그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향과의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버지의 묘소를 찾을 수 있었다.
강동석이 처음 바이올린을 접한 것은 다섯 살 때. 많은 악기들 중 바이올린을 택한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음악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고, 그 역시 피아노를 배우고 있어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그 당시로는 유학을 생각하기에는 굉장히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미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한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떠나 먼 이국땅을 밟는 것이 어려운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지금의 한국은 예전에 비해 정말 문화적·사회적인 환경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저는 음악을 공부하는데 있어 무엇보다도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최상의 공부 여건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결정했던 겁니다.”
어렸을 때 연습하기 싫어했고,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더욱 좋아했다는 강동석. 그가 주장하는 바처럼 그는 어쩌면 정말 ‘평범한 아이’였는지도 모른다. 단지 좀 특별한 점이 있다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장래가 일찍 결정됐고, 미래를 위해 어린 나이에 외국으로의 유학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강동석은 뉴욕 줄리어드 음악학교를 거쳐 커티스 음악원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반 갈라미언 교수를 사사하며 미국 음악계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17세의 젊은 나이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쿨과 워싱턴의 메리웨더 포스트 콩쿨에서 연달아 우승했으며, 케네디센터에서의 데뷔 무대와 세이지 오자와와의 협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계적인 연주자로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그의 세계무대로의 진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쿨인 몬트리올 콩쿨·런던 칼 플레쉬 콩쿨·브뤼셀 퀸 엘리자베스 콩쿨을 차례로 석권하며 그의 명성을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에까지 널리
2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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