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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된 거장, Name is "Sarah Chang"
기억난다. 1999년 4월 1일. 옆에 앉아있는 어느 중년부인이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손수건으로 닦아 내리는 모습을….
독주회의 마지막 곡인 ‘찌고네이르바이젠’의 연주가 끝난 뒤 청중들은 일제히 ‘앙콜’을 외쳤고, 앙콜에 보답하기 위해 장영주는 다시 무대로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보다 어린 듯하거나 같은 또래의 남학생들이 함께 무대에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예상치 못했던 학생들의 무대 점령에 청중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연주된 바흐의 ‘더블 콘체르토’와 가요 ‘만남’. 그 소년들은 부모를 여의었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부모와 떨어져 사는 소년들을 위해 마리아 수녀회에서 설립된 부산 ‘소년의 집’학생들이었다. 공연 내내 많은 청중들이 눈물을 흘렸고, 우리나라 매스컴들은 한 목소리로 이 감동과 사랑을 전했다.
‘깜짝쇼’를 준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장영주. 독주회를 위해 부산에 내려간 장영주는 소년의 집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감사의 보답을 하듯, 서울 앙콜 독주회에 그들을 초대한 것이다. 이 즉발적인 발언 때문에 공연 기획사와 장영주의 부모는 전좌석이 매진된 상태에서 예술의전당 측과 협의해 통로 중간 중간에 임시 좌석을 설치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야 했고 덕분에(?) 영주의 아버지 또한 좌석이 없어 공연내내 서서 관람을 해야 했다.
그 연주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생각하는 장영주, 아니 사라 장은 이러했다.
‘천재’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도도함과 당당함. 남들은 몇 십 년에 걸쳐 밝아야 할 단계들을 그녀는 훌쩍 뛰어넘어 세상속에 나온…그래서 자신감과 성공이 충만한 그런 모습인 것 같았다. 하지만 99년 그녀의 독주회를 통해 난 그녀가 갖고 있는 평범한 모습에 흡족했고, 그녀에게 감사했다.

→ Who is the "Genius"?
이제 그녀의 나이 스물 둘. ‘신동’ ‘천재’라는 수식어들은 스쳐간 지 이미 오래다. 10년 넘게 무대 생활을 하면서 그녀는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할까? 과연 자신을 천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첫 데뷔 후 2, 3년 동안 연주하기가 가장 쉬웠어요. 처음 등장한 신예에게 사람들은 정말 관대했죠. 아직 음표 하나 연주하기도 전부터 그들은 핑크빛 드레스를 입고 거기 어울리는 구두를 신은 꼬마가 곧 파가니니를 연주할 거라는 사실만으로 그저 사랑을 퍼부어 주었지요. 저는 여덟 살 때 뉴욕과 런던에서 최고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을 했는데, 두 번째 연주에서는 이 오케스트라들이 제게 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더군요. 세 번째가 되자 요구 사항은 더 더욱 많아졌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시벨리우스나 바르톡, 제게 테크닉뿐 아니라 음악적인 영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진지한 작품들을 연주해야 했어요. 제게 가장 큰 도전이었어요. 왜냐하면 저 역시 스스로에게서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죠.”
한때 그녀는 ‘천재’라는 말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천재’라는 말속에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천재’라는 말만으로 사라 장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을 느낀다는 주빈 메타, 어린 나이에 그처럼 잘 발달하고 경험이 풍부한 아이는 없다는 도로시 딜레이 이외에도 그녀를 ‘신동’의 대열에 주저함 없이 세운 제노브스키·호리 마사후미·네빌 메리너 등도 어쩌면 ‘신동’답지 않게 행동하는 사라 장을 더 극찬하는 것은 아닐까?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유명한 그녀의 성장 스토리. 또한 그녀의 발자취인 연주와 12개의 음반들. 하지만 언제 읽어도, 또다시 들어도 기분좋은 그녀의 성장 스토리와 연주소식이다.
사라 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달이면, 이미 전달부터 각종 매체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간다고 한다. ‘과연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음반을 가지고, 어떤 이유로…’. 그다지 큰 이유가 아니라도 그녀가 우리나라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사라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의 목적이 되고, 관람 이유가 되는 것이다.

2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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