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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Piano > 커버스토리 | 2004년2 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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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를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로 더욱 유명한 엘렌 그뤼모. 그녀가 늑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있으면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이 느껴진다. 오염되지 않은 광활한 대지를 함께 누비는 그뤼모와 늑대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점에서 확실히 많이 닮았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개성과 흡입력 있는 연주로 놀라움을 전했던 그녀가 존 코릴리아노의 ‘독주 피아노를 위한 오스티나토에 의한 환상곡’과 베토벤의 ‘템페스트’ ‘코랄 환상곡’을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출반했다.


지난 2001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아쉬케나지와 녹음했을 때 그녀는 “실수없이 무난하게 연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른 연주가에 비해 특출할 것이 없다면 음반을 내는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곧 음반 속에 생생한 선율로 다가와 더 큰 놀라움을 안겨줬다.
그녀의 연주를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음반으로만 들었을 경우 그녀는 확실히 ‘라이브 음반’에서 더 큰 매력을 발휘한다. ‘완벽하다’라는 표현보다 ‘생명감이 넘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그녀의 연주는 그 자체만으로 독보적이다. 그동안 ‘이런 음악은 이렇게’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청중들을 화들짝 놀라게 하는 그녀만의 연주색깔은 확실히 차별화된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그 순간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내기에 그녀의 연주는 내면에서 품어내는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성과 자유분방한 끼가 그녀의 연주색깔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음악은 개성을 감추지 않고도 섬세한 균형감각으로 작곡가의 음악세계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음악 통해 다양한 작곡가 세계 탐험
고전과 낭만을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세계를 전했던 엘렌 그뤼모의 이번 앨범은 특히 레퍼토리 선정이 주목할 만하다. 2002년부터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고 처음으로 발매되는 이번 음반에는 그녀가 즐겨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템페스트)’과 ‘피아노,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 C단조(코랄 환상곡)’가 수록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그동안 베토벤·브람스·슈만 등 정통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세계를 그려냈던 그녀가 이번 음반에서 현대음악을 통해 더 깊고 다양한 작곡가의 탐험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존 코릴리아노의 ‘독주 피아노를 위한 오케티나토에 의한 환상곡’(1985년 작품)은 미니멀리즘의 매력적인 요소를 설득력 있는 구조와 감동적인 표현으로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베토벤 7번 교향곡 2악장의 주제에 반복적인 리듬 동기와 화성 양식을 적용해 완성한 작품이다. 또한 마지막 트랙에 수록되어 있는 아르보 패르트의 ‘피아노, 혼성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크레도’(1968년 작품)는 작곡가가 초기의 12음 기보법에서 막 벗어나 기독교적인 사상이 함축된 작품을 선보인 중요한 의미의 작품으로 가치가 남다르다. 1960년대 기독교 중심 사상인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크레도’라는 작품 속에 담았는데 두 개의 음악, 즉 12음 기보법과 바흐의 프렐류드에 바탕을 둔 편곡이 중심을 이루며 그의 음악철학을 표현해 준다.

평소 엘렌 그뤼모는 현대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그동안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음악인이라면 고전·낭만뿐만 아니라 현대곡들도 청중들에게 소개해야 할 책임감이 있다는 음악 철학을 피력하기도 해 온 터라 이번 현대 레퍼토리에 대한 그뤼모의 해석은 사뭇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음반에서 더욱 주시할 점은 단순히 현대 레퍼토리로 구성된 작품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이번 음반을 내놓으며 이 음반을 통해 ‘음악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개기가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작업을 통해 음악이 구원의 손길이 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음악 자체와
2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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